AWOL diplomacy (KOR)
Published: 11 Jul. 2019, 20:10
But Kang called Pompeo from Ethiopia, part of her six-day trip to three African countries, including Ghana and South Africa, to expand Korea’s diplomatic frontier. No matter how important it is to diversify our diplomatic partners, why is our chief diplomat so far from the action in the face of a deepening trade row with Japan?
Kang was under fire after guiding 52 foreign diplomats in Korea on the “Peace Road” along the DMZ on July 22 at the peak of U.S.-China pressure on Korean companies over an embargo on China’s IT giant Huawei. Prime Minister Lee Nak-yon, a Japan expert, embarks on a trip to four countries, including Bangladesh, from tomorrow. They deserve criticism from opposition parties for their “leisurely trips overseas when our companies face a watershed moment for survival.”
In the meantime, Kim Hyun-chong, deputy director of the National Security Office in the Blue House, left for Washington to seek help from the U.S. government to ease Japan’s export restrictions. Trade Minister Yoo Myung-hee is also scheduled to fly to Washington next week. The Foreign Ministry sent one of its senior diplomats to Washington, but he certainly has less clout than Kim and Yoo. We wonder what the Foreign Ministry is really doing.
The ministry made a big mistake by ignoring diplomats with expertise in Japan. For instance, two senior diplomats suffered disadvantages in promotion just because they had been involved in striking a deal on the sex slave issue with Tokyo for the past conservative administration. As a result, the post of a senior diplomat handling economic issues with Japan has been empty for four months. How can we expect the Foreign Ministry to do its job successfully under such circumstances?
Foreign Minster Kang and other senior diplomats must wake up and face the harsh realities on our diplomatic front. At the same time, the Blue House must stop meddling with the ministry so it can do its job with conviction in the future. We urge the government to entrust diplomacy to diplomats in the field as soon as possible.
JoongAng Ilbo, July 12, Page 30지금 외교장관이 아프리카 순방할 때인가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일본 경제보복이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중심에서 분투해야 할 외교부가 통 보이질 않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0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일본의 무역제한은 미국 기업은 물론 세계 무역 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데 전화를 건 곳이 에티오피아였다. 강 장관이 지난 10일부터 에티오피아·가나·남아프리카 등 아프리카 3개국 출장길에 나섰던 것이다. 아무리 외교 다변화가 중요해도 한·일 간 무역분쟁이 발등의 불인 상황에서 외교수장이 머나먼 이국땅을 돌아다니는 게 과연 옳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뿐 아니다. 강 장관은 화웨이 금수를 둘러싼 미·중의 압박이 심각했던 지난달 22일에는 주한 외교단 52명과 함께 'DMZ(비무장지대) 평화의 길'을 찾아 눈총을 받기도 했다. 게다가 정부 내 최고 실세 일본통으로 꼽히는 이낙연 총리마저 내일부터 방글라데시 등 4개국 순방에 나선다. 그러니 "기업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떨고 있는데 여유롭게 해외 순방을 다닐 때인가"라는 야당 측의 날 선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무대에서 사라진 건 강 장관 개인뿐이 아니다. 미국의 도움을 빌려 한·일 간 분쟁을 조금이라도 무마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날아간 건 외교부 고위층이 아닌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다음 주 방미할 예정이다. 외교부에선 김희상 양자경제외교국장이 갔지만 두 사람과 비교하면 경량급이다. 진작 예상됐기에 잘만 하면 막을 수 있었던 일본의 보복이 일어난 과정을 살펴보면 외교부가 제대로 뛴 흔적을 찾기 어렵다. 외교부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외교부는 일본통을 키우기는커녕 기존의 전문가마저 홀대하는 바람에 대일 외교력을 크게 잃는 잘못을 저질렀다. 실제로 주일 한국대사관의 정무2공사와 이상덕 전 동북아 국장은 지난 정권 때 한·일 위안부 합의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 이번 일본 보복 사태를 진두지휘해야 할 주일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는 4개월째 공석이다. 지난해 말에는 주일 대사관에서 일할 서기관급 외교관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일본 전문가 선배들의 몰락을 본 후배 외교관들이 망설인 탓이다. 유능한 일본 전문가를 숱하게 잃고 관련 업무를 맡겠다는 자원자도 없는 터에 외교부가 제구실을 할 리 없다. 이제라도 '눈치만 있고 영혼은 없는 부처'라는 평가를 받아온 외교부가 제 몫을 하려면 장관 등 수뇌부들부터 정신을 차려야 한다. 아울러 청와대가 옥상옥(屋上屋)으로 군림하면서 모든 걸 참견하고 짓누르는 구태도 벗어던져야 한다. 그래야 외교부가 소신껏 일할 수 있다.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외교는 이념의 정치 대신에 마땅히 전문외교관에게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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